사진/김인철의 야생화산책

제주의 봄 야생화-3-상산

atom77 2017. 4. 24. 05:37

제주의 봄 숲에는 한 번만이라도 경험한다면 결코 잊지 못할 2가지 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은은하면서도 청청하고 달콤한 백서향의 향이고, 

다른 하나는 온몸을 휘감는 듯 강렬하면서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상산의 향입니다.

 지난 4월 11~12일 1박 2일 동안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꼭 다시 보고 싶었던 꽃,

꼭 다시 맡고 느끼고 싶었던 향이 바로 상산의 향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 한 달 내내 담았던 제주의 꽃 사진이 외장하드 고장으로 다 날아간 뒤,

꽤나 심란했는데 그때 상산의 향을 맡으면 마음이 차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제주도뿐 아니라 경상남도 전라남북도 경기도 해안에도 자생한다고 하는데,

실제 보고 느낀 것은 아직은 제주의 곶자왈 숲에서뿐 입니다.

그 향이 얼마나 강한지는 옛날 긴 장례 기간 중 시신에서 악취가 날 경우 상산의 가지를 덮어 냄새를 

중화시켰다는 말에서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상산의 향이 그토록 강하지만, 그렇다고 그 향이 불쾌하거나 불편한 것은 아닙니다.

암수딴그루 식물로 흔히 보는 수꽃과 암꽃이 다르다고 하는데,

짧은 시간 만나야 했던 일정 중에 암꽃은 보지 못하고 추후 과제로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