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인철의 야생화산책
야생화산책-수정난풀
atom77
2010. 12. 6. 11:36
본류와 아류,오리지날과 유사품과 같은 뉴앙스가 풍기지만
자연생태계에선 누가 더 우월하다고 할 수 없는,각각 독립된 고유의 개체일뿐입니다.
접두어나 접미사가 붙지않은 개체가 먼저 발견되었거나 해서,
하나의 이름을 먼저 가지게 된 것일뿐,
다른 나도니 너도니 하는 접두어가 붙은 생명체들이
인간사에서 횡행하는 "짝퉁"과는 엄연히 구분된다는 뜻이지요.
수정난풀(지역에 따라 수정초,수정란,석장초 등으로 불림)과 나도수정난풀(나도수정초...)은
형태상 구분이 안될 정도로 거의 같은 조건의 숲에서,
거의 같은 모습으로 꽃을 피웁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자라고 꽃피는 시기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지요.
나도수정초는 봄이 한창 무르익던 지난 6월 중순 찍어서 6월16일자에 올렸듯 봄에 핍니다.
이번에 올리는 수정난풀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던 9월30일 찍은 것입니다.
사진상으로 수정난풀의 키가 더 크고 날씬해보이지만,
시기와 지역에 따른 개체별 차이에 불과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같은 식물이 봄부터 가을까지 피는 것인 아닌가 싶지만,
그것은 분명 아닌 듯 합니다.
왜냐면 나도수정난풀이 피고 지고 피고 지는 게 아니라,
피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여름부터 나도수정난풀이 핀 자리가 아닌,제3의 숲에서 수정난풀이 피어나기 때문이지요.
수정난풀과 나도수정난풀,
가을에 옅은 갈색으로 피는 구상난풀(다만 구상난풀은 줄기 하나에 머리가 꽃이 달림)까지
셋 다 엽록소가 없기때문에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광합성을 하지 못하기에 양분을 만들지도 못하는,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기생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