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인철의 야생화산책

야생화산책-보춘화

atom77 2012. 12. 13. 14:30

'날이 추위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걸 안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 던 가요.

어디 소나무와 잣나무 뿐일까요. 하얀 눈 덮인 산기슭 투박한 등산화 밑에도 松柏 못지않게 푸르름을 간직한 풀들이 겨울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흔히 춘란, 동양란이라고 불리는 보춘화는 물론 전국의 산에서 귀하지 않게 만날 수 감자란도 비록 혹독한 추위에 질린 듯 검푸른색으로 변했지만, 여름날과 진배없이 무성한 잎새를 온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날렵하면서도 기품 있는 잎새가 일품인 보춘화는 땅속 알뿌리에 이름 그대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고고성을 잉태한 채 한겨울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꽃 피는 2013년 4월의 봄을 선도할 보춘화를 그리워하며 2012년 봄 멋드러지게 피있던 춘란 꽃을 깊고깊은 창고에서 꺼내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