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산책-뻐꾹채
“絶頂(절정)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 키가 점점 消耗(소모)된다
한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우에서 목아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花紋(화문)처럼 版(판)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咸鏡道(함경도) 끝과 맞서는데서 뻑국채 키는 아주 없어지고도 八月(8월) 한철엔 흩어진
星辰(성진)처럼 爛漫(난만)하다
山(산)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렇지 않아도 뻑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정지용의 시 ‘백록담에서’).
지난해 이맘때쯤 경산의 동네 뒷산에서 뻐꾹채를 보고 나서
아주 오래전 읽었던 정지용의 시 '백록담'이 기억나
길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산정에서 뻐꾹채를 만나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상상하며
고산 회동을 간절히 염원해왔는데,
그런 소망을 아는지
한라산은 아니지만 높은 산꼭대기에 핀 뻐꾹채를 이번에 만났습니다.
사방이 딱 틘 전망 좋은 곳에서 싱그럽게 핀 뻐꾹채를 반갑게 만났습니다.
국생종에 검색하니,
"국화과 식물로 전국에 분포하며,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관화식물"이라고 합니다.
숙근성이니, 관화식물이 뭔 뜻인가 하여 네이버 사전에 찾아보니,
숙근은 한자어로 잘 숙(宿) 뿌리 근(根)을 쓰며 겨울이 되면 줄기는 말라 죽고 뿌리만 살았다가 이듬해 봄 다시 움이 트는 여러해살이뿌리란 뜻이라고 합니다.
관화식물은 아예 사전에도 없는데,
다른 곳을 보니 한자어로 觀花植物이라 쓴다니
꽃을 보는 식물이란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으나, 그것이 식물도감 설명으로 과연 적확한 표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