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인철의 야생화산책
야생화산책-용담
atom77
2009. 11. 20. 10:20
'역시나' 아무런 꽃도 남아있지 않는 계절입니다.
그래도 열심히 찾다보면 아마도 쑥부쟁이난 산국 정도 한두송이 남아
겨울로 접어드는 황량한 산과 계곡, 들판을 지킬 즈음입니다.
그런 시기 높은 산 정상에서 강렬한 보랏빛 꽃을 만난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바로 용담입니다.
뿌리가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해서 용담(龍膽)이라 불리는 데서 알수 있듯
약용식물로 유용하게 쓰이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늦여름부터 피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경험칙상 가장 늦은 시기까지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맨처음 사진에서 보듯 늦가을 깊은 산 정상 어름에서 석양 빛에 황금색으로 물드는
보랏빛 용담을 보노라면 잘 산 누군가 한 인생의 황혼기를 엿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 용담을 보았을때 "아~언제가 비슷한 꽃을 보았는데...뭐더라" 하며 수도 없이
고개를 갸웃 댄 적이 있습니다.
맨아래 사진 2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즉 봄철 피는 구슬봉이이지요.
5월 즈음 손톱만한 크기로 피는, 새싹같은 구슬봉이가
엄지손가락만한 크기로 피는 용담꽃과 쏙 빼닮았습니다.
그런데 두 꽃 모두 신기하게도 용담과 용담속의 한통속 식물이랍니다.
이름과 크기는 다르지만 꽃의 형태와 색깔이 거의 같은 용담과의 두 꽃이
봄과 가을 번갈아 가며 깊은 산속을 보랏빛으로 물들이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