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본 변산반도의 꽃 잔치가 너무 요란했기에, 서울 인근 용문산을 찾아갔습니다.
혹시나 꽃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그곳은 아직 한겨울이었습니다.
간밤 새로 눈이라도 내렸는지, 산 정상의 나뭇가지에 소복이 눈이 쌓인 것은 물론
계곡은 겨우내 내린 눈이 쌓인 듯 두껍게 얼어붙었습니다.
최소한 열흘 넘게 기온이 올라야 새싹이 나올 수 있겠다 싶습니다.
돌아오는 길 한강 변에 꾸며놓은 공원에서 멋진 '도형 꽃'을 만났습니다.
'자연은 이미 완성되어 있는데, 예술가는 또 다른 완성을 꿈꾼다' 던가요.
묵은 연줄기가 만들어낸 세모 네모 물고기 등 수많은 기하학적 도형이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연꽃을 달고 섰던 꽃줄기, 또는 커다란 연잎을 하늘로 올렸던 줄기가 시들어 꺾이면서 만든 숱한 무늬들,
짙은 청색으로 흐르는 겨울의 강은 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