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바닷가에 꽃이 핍니다.

바다 색깔을 닮은 해국이 하나둘 피기 시작합니다.

뜨거웠던 지난여름 해변을 가득 메웠던 인파의 흔적이 어지럽게 널린 돌덩이로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곳에,

'바다 국화'가 이제는 돌아와 책상 앞에 앉은 누님처럼 다시 또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코끼리 바위 한쪽에, 푸른 소나무 밑둥 앞에, 아무렇게나 생긴 바위 중턱에,

그리고 딱히 설명하지 않아도 될 바닷가 여기저기에 옅은 보랏빛 해국이 점점이 박혀 있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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