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하고 싶은 가을'이란 한 방송 진행자의 '가을찬사'가 귓전에 맴돌던 즈음
이 꽃을 만났습니다.
그리곤 '통곡하고 싶은 야생화'란 표현을 떠올렸습니다.
깎아지른 절벽 틈새에,
크고 작은 바위 위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진홍색 꽃을 피워내는지
참으로 경이롭고 존경스럽고 신비로울 따름입니다.
한창 꽃 필 시기가 열흘 정도 지났기에
경북 청송 주왕산까지 운전하고 달려가는 네시간여 내내 
'금자동이 은자둥이'같은 늦둥이 꽃 한송이라도 볼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가뜩이나 귀한데다
시기를 놓친 탓에 시들어가는 꽃 몇송이를 만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지는 해가 더 장엄하듯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듯한 작은 꽃 몇몇만으로도 
둥근잎꿩의비름의 황홀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말그대로 잎은 둥굴고 도툼한 게 바위틈에 척 달라붙어 긴 가뭄도 충분히 견딜 수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가뭄은 견딜 수 있으나,
인간틀의 어리석은 탐욕은 이겨내기가 쉽지 않아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관리하고 있음에도 날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 만나는 꽃들 가운데는 6년전 한 민간 식물원에서 종자를 따다 번식시킨 뒤
암벽타기를 하며 복원시킨 2000포기 중 살아 남은 것들이 일부 포함돼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왕산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연해주 및 캄차카에도 같은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특산식물에서는 제외됐지만,
여전히 보호하고 지켜야 할 우리의 소중한 식물자원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꿩의비름 큰꿩의비름 자주꿩의비름 세잎꿩의비름이 같은 돌나물과의 비슷한 식물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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