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구운 도자기 화분에 담긴 난에 익숙해온 탓에 
야생의 난을 만나면 늘 처음 만나는 듯 새롭고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동양난이니 서양난이니 하는 2분법적 접근에 친숙해온 탓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절로 피어난  야생의 난 꽃을 보면 횡재한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화분에 심은 난은 사시사철 푸른 잎도 매력적이지만 
자연 상태의 감자난은 그 잎이 아예 낙엽에 묻혀 보이지 않기도 하고,
사진에서 보듯 그저 한가닥 삐쭉 뻗어 있는 게 다입니다.
저렇게 빈약한 잎에서 어떻게 황금색 꽃이 다닥다닥 피어날까 신기한 마음이 들곤하지요.
음지에 피는 탓에 어쩌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비추기라도 할 양이면 꽃은
어두컴컴한 숲에서 황금색 초롱처럼 환하게 빛이 난답니다.
구근(球根)이 감자처럼 둥굴고 크기에 감자난이라고 이름 붙었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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