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늦게 찾아온 봄, 아침 햇살이 스며들자 숲 속에서 들바람꽃들이 춤을 춥니다.

고개를 처박은 놈, 곧추드는 놈,외로 꼬는 놈...

꽃잎을 감싸는 놈, 활짝 펴는 놈, 아예 뒤로 젖히는 놈...   

변산바람꽃이나 너도바람꽃,만주바람꽃,회리바람꽃 등 다른 바람꽃에 비해 다소 키가 크다보니,

꽃 무게를 주체하지 못해 건들건들 대는 형상입니다.

야망(野望)이나 야욕(野慾)이니 '들' 야(野)자가 들어가는 단어들이 주는 느낌,

즉 거친 사내들의 야성을 들바람꽃도 가지고 있지 않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북방계 식물로서 남한에서는 자생지가 그리 흔하지 않다는 특성도 들바람꽃의 야성을 입증하는 하나의 팩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바람꽃류가 가지는 순백의 미는 들바람꽃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흰색의 꽃잎은 아침 햇살이 그대로 투과할 만큼 투명하고 여리답니다.

 

Posted by atom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