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도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경기북부 인적 드문 산에도 갈색의 낙엽더미 사이사이 여기 하나 저기 하나 불쑥불쑥 솟아 오르고 있습니다.
수억명의 사람이 다 생김새가 다르듯,
너도바람꽃도 꽃마다 다 표정이 다르고 몸짓이 다릅니다.
작지만 당당하게 고개를 치든 꽃이 있는가 하면
무엇이 부끄러운지 고개를 처박고 시선을 외면하는 꽃이 있고.
아직 세상 밖으로 나서기 두려운지 꽃잎을 한사코 감싸안는 꽃도 있습니다.
다같은 너도바람꽃이기는 하되 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게 아니어서
마치 벌나비처럼 이 꽃 저 꽃 찾아 다니며 낮은 자세로 응시합니다.
허리를 숙이는 자,
무릎 끓는 자,
오체투지하듯 엎드려 경배하는 자만이 봄 작은 풀꽃들의 진가를 알아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