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화(雪中花)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짚신장사와 우산장사를 둔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창과 방패의 모순 이야기도 생각나지요.
눈 속에 핀 환상적인 꽃을 그려보지만 현장에 도착하면, 늘 같은 상황에 직면합니다.
눈이 내렸으니 꽃들은 당연히 눈 속에 파묻혀 흔적조차 찾기 쉽지 않습니다.
어찌어찌해서 찾는다해도 눈이 내릴 만큼 기온이 차니 꽃잎을 제대로 연 꽃을 만나기도 어렵지요.
다행히 해가 나기 시작해 꽃봉오리가 열릴려고 하면
꽃을 둘러싸고 있던 눈이 흔적조차없이 사라져 버립니다.
지난 금요일 밤새 영동지역에 눈이 왔단 뉴스에 혹시나하고 영동지역과 가까운 광덕산을 찾았습니다.
예상대로 눈은 다소 내렸으나 순식간에 녹아 버려 기대했던 '설중화'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토요일 고향의 산소에 들렀다가 뒷산 꽃들의 상태나 확인하자고 했는데,
웬걸 잔설이 적지않게 남아 있는데다 갑자기 눈발마저 날려 예기치 않은 횡재를 했습니다.
설중 모데미풀이 여기저기서 방긋방긋 인사를 합니다.
힘내라고,
느닷없는 꽃샘추위에 위축되지 말고 어깨 펴고 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