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은 잠꾸러기라지만 정말 그럴 줄 몰랐습니다.
"낮 1시는 넘어야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일찍 시작된 무더위를 생각할 때 대충 한두시간 일찍 가도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12시 못미처 도착했더니 도퉁 아무 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장소를 잘못 찾았나, 벌써 철이 지났나...
순간적으로 이러저러한 생각이 스칩니다.
"보통 점심을 먹고 찾아가서 만났다. 아침 나절에 가면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아예 볼 수 없다."
다시한 번 이러저런 도움말을 생각하며 물가를 서성입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1시간반 정도 지난 오후 1시15분쯤
저 멀리 물 위에 아주 작은 꽃 한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무 것도 없이 텅비었던 수면위로 물 속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잠자는 연꽃이란 뜻의 한자 이름을 가진 수련(睡蓮),
그 중에서도 꽃 크기가 5cm 내외로 아주 작은 각시수련을 만난 사연입니다.
멸종위기종 2급 희귀종의 하나인 각시수련,
흰색의 작고 아담한 꽃이 인상적인 수생식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