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쓴풀
털복주머니란
복주머니란
닻꽃
날개하늘나리
큰바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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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이 나열아 뭘까요.
1차 답은 모두가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란 것 맞습니다.
다음은 이들 모두가 한반도에서 자생하는 북방계 식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방계 식물이란 아열대를 고향으로 한 남방계 식물과 반대로 아한대, 즉 북위 40도 이상 지역이 고향인 식물입니다.
한반도의 북방계 식물은 빙하기 때 백두대간을 거쳐 제주도까지 내려와 폭넓게 뿌리내렸습니다.
그러나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긴세월에 걸쳐 대부분 멸종됐고, 현재는 수백여종만이 설악산과 한라산 등 높은 산 정상 일대 및 기온이 낮은 골짜기 등에서 겨우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북방계 식물이 한반도에서, 특히 남한에서는 더욱 더 많이 자취를 감춘 결과,
30여년전 한 식물학자는 강원도 태백에서 대성쓴풀을 처음 발견했을 때 만주, 몽골, 시베리아, 중앙아시아에 자란다고 들었을 뿐 남한이나 북한의 식물도감에서조차 한번도 본 적이 없어 도대체 무슨 식물인지 감조차 잡을 수 없을 만큼 당황했었다고 합니다.
4년전 환경부가 전북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작성한 한반도 북방계 식물 적색자료집에 따르면
최근 급속히 진행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북방계 식물이 급격히 퇴조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모두 229종의 북방계 식물을 극심멸종위기, 멸종위기, 취약, 멸종위기 후보종으로 분류했습니다. 우선적으로 보존과 관리대책이 필요한 대상만도 229개 종이 된다는 뜻이지요.
그러나 다행인 것은 백두산지역만 해도 남한에 비해 일부 북방계 식물이 다수 자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는 등 만주 몽골 러시아 극동 등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아직은 북방계 식물이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지역이 한반도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북방계 희귀 및 절멸위기종의 유전자원 확보 시 좋은 활용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는 14일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오릅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베를린까지 19박 20일간의 여정입니다.
외교부와 코레일이 주관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참가합니다.
물론 주마간산격 열차여행으로 세세한 접근이 요구되는 야생화 탐사는 언감생심이겠지만,
그래도 볼 수 있는 만큼 담아 오겠습니다.
다행히 이르쿠츠크에 내려 바이칼 호수를 둘러보는 일정이 있어 한민족의 시원이자,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한 고향에 발을 디딜수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