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겨울다운 겨울입니다.
날도 차고 눈도 옹골차게 내리고...
수십년전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겨울방학이 되면 당일로 십리길 외갓집으로 달려갔던...
그 십리길이 온통 눈길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가난했던 그 시절 왜 그리도 춥고,또 눈은 많이 내렸는지.
그래도 외갓집 온돌방에서 언몸을 녹이곤,
곧바로 외사촌들과 눈싸움하겠다며 논으로 얼음판으로 나뒹굴고,
또 산토끼 잡겠다며 뒷동산으로 우르르 몰려 다녔던 추억이
눈 속에 어슴프레 떠오릅니다.
마을 뒷동산보다는 높고 깊은 산에 의연하게 서 있는 수리취가 오늘따라 생각나 올립니다.
어제오늘같은 날씨면 아마 아무도 근접하지 못할 산꼭대기에 서있을 수리취의 겨울나기가 
궁금합니다.
한여름 연두색으로 시작된 수리취는 갈색으로 흰색으로 변했다가
종국에는 앙상한  가시만 남은 채 한겨울을 맞습니다.
한겨울 깊은 산 눈벌판에서 만나는 가시공같은 게 바로 수리취의 잔형입니다.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단오 무렵 어린 잎으로 떡(수리취절편)을 해먹는다고 해서 
떡취라고도 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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