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구절초가 가을을 부른다면 대부분의 바닷가에선 대부분 해국이 구절초의 역할을 대신합니다

대부분이라고 토를 단 것은 소매물도 등 남해 일부 섬 지역의 경우 남구절초라 불리는 구절초가 엄연히 가을 바다의 주인공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어쨌듯 해국이 구절초를 대신하듯해변에선 쑥부쟁이나 개쑥부쟁이가 아닌 갯쑥부쟁이가 해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철 지난 바닷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흔히 들국화라는 통칭에도 불구하고정작 들국화라는 정명의 야생화는 없습니다구절초를 필두로 쑥부쟁이 개미취 산국 등의 국화과 식물이 들국화에 모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구절초와 쑥부쟁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자와는 절교라고 어느 시인의 호기 있는 외침에도 불구하고 보통 사람들이 그들을 세세하게 구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꽃이 희거나 분홍색이면 구절초, 보라색이면 쑥부쟁이거나 개미취, 벌개미취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데 쑥부쟁이도 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갯쑥부쟁이 등으로 나뉘는데, 꽃받침을 받쳐주는 총포가 단정하면 쑥부쟁이, 봉두난발 한 것처럼 갈래갈래 갈라지면 개쑥부쟁이, 바닷가에서 자라며 잎이 두툼하고 털이 나 있으면 갯쑥부쟁이라고 구분하면 되지만 이런 감별이 쉬운 일은 아니니 그저 들국화라고 즐긴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될까 싶기는 합니다.

어찌 됐건 동해가 보이는 곳에서 거센 파도를 지켜보는 갯쑥부쟁이가 해국 못지않게 늠름해 따로 한 컷 담았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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