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서 봄 사이 전국적으로 피는 '봄의 전령사' 노루귀,
채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을 헤치고 핀다고 해서
파설초(破雪草), 또는 설할초(雪割草)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하지요.
그런데 실제로는 '싸고 맛있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듯,
눈 속에 피는,
얼음 한가운데 활짝 피는 노루귀를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일정한 온도에 올라가야 꽃잎을 활짝 여는,
매일같이 개폐 운동을 하는 노루귀의 특성상
눈으로 뒤덮여서 기온이 낮으면 곱디고운 꽃잎을 잘 열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에서도 눈이 환상적으로 감싸고 있는 동안에는 겨우 꽃대만 올라오는 데 그치고,
그다음 날 주변에 거의 모든 눈이 녹고 잔설이 일부 남은 상태가 되자
비로소 꽃이 활짝 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멋들어진 '설중(雪中) 노루귀'는 상상에서나 가능할 뿐
큰 운이 따르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