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년 전 추사가 '천하의 큰 구경거리'라고 격찬한 바 있는 제주의 수선화입니다.
겨울 하얗게 핀 수선화가 귀양살이하던, 추사의 신산한 삶에 작은 위안이 되었던 때문일까.
그는 평생지기 벗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주 수선화가)
정월 그믐께부터 2월 초에 피어 3월에 이르러서는 산과 들, 밭둑 사이에 흰 구름이 질펀하게 깔려 있는 듯,
흰 눈이 광활하게 깔려 있는 듯합니다"라고 제법 장황하게 설명합니다.
그런데 정월 그믐이면 음력 1월 29일로 2019년 날짜로 계산하면 3월 5일인데,
현재 제주의 수선화는 이미 만개한 지 오래되어, 그때쯤이면 거의 지고 없을 것입니다.
이 또한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려주는 구체적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