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여강(廬江)으로 갑니다. 

 

어두컴컴한 강변으로 나가려니 자욱한 안개가 앞을 가로막아 순간 당황합니다.

 

그러나 눈은 이내 어둠에 익숙해지며 사위를 분간합니다.

 

강은 구부정한 물길을 따라 유유히,

 

그야말로 세상에 급한 것 없는 천하의 게으름뱅이처럼 느릿느릿 흘러갑니다.

 

흐르는 물길 따라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여강변 늘어진 수양버들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납니다.

 

그 곁에 밤새 숨죽이며 엎드렸던 희끗희끗 단양쑥부쟁이도 새벽이슬을 털고 고개를 치들기 시작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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