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곡절많은 가여운 여인이 부잣집 못난아들의 씨받이로 들어가서 
겪는 간난신고에 
같이 울고 같이 분노하고 같이 한탄하며 
모든 국민이 함께 시청하던 TV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 초 방영된 '여로'라는 TV 일일연속극이지요.
모두가 가난했기에 TV수상기나 제대로 있기나 했나요.
기껏 동리마다 한,둘 되는 부잣집에나 '호마이카' TV 가 있어 
저녁 시간이면 동네 사람들이 부잣집 사랑방에 빼곡히 둘러 앉아  
주인집 식구들 눈치 보며 동냥하듯 연속극을 구경했지요.
연속극 속 남자 주인공 '영구'는 지금도 조금 모자란 사람의 대명사처럼 불리지요.
어언 38년전인 1972년 때 이야기입니다.
당시 부잣집에서도 재산목록 1호로 벽장 속에 숨겨두던
TV가 지금은 전국민의 손에 하나하나씩 들려 길거리를 나다니다니 참으로 격세지감입니다.
그 '국민드라마'와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되는 그런 꽃이, 
백합과의 여로속의 여러해살이풀 '여로'입니다.
여로의 꽃은 붉은색인데, 제가 가는 천상 화원에서는 아직 '흰여로' 밖에 만나질 못했습니다.   
박새와 여로 모두 유독성 식물인데, 
초봄 파릇한 새싹이 너무 싱그러워 산마늘이나 원추리 등으로 잘못 알고 식용하다 
큰 일이 나곤 한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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