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아침, 기품 넘치는 우리의 야생난인 나리난초가 '16강' 축하인사를 합니다.
꽃색이 화려하지도, 그 향이 진하지도 않습니다.
희지도 붉지도 그렇다고 노란 것도 아니고,
그저 풀색이거나 옅은 갈색이 감도는 그런 꽃이지만,
그 날렵함만은 하늘을 나는 듯 경쾌합니다.
봄꽃은 지고, 여름꽃은 아직 만개하기 전인 이즈음 
깊은 산 그늘진 곳에 서너포기씩 다소곳이 피어납니다.
같은 난초과의 옥잠난초와 크기와 잎, 꽃피는 시기나 꽃의 형태 등이 많이 닮았습니다. 
인적 드문 풀밭, 그것도 볕이 잘 안드는 곳에서
평범한 이파리에 한 뼘 정도 키의 줄기가 나와 풀색에 가까운 작은 꽃이 피기에
처음에는 그냥 스처 지나가기 십상입니다.
모든 풀꽃들이 그렇듯 천천히 허리를 숙이고 다가서는 이에게만 자신을 내보이는 나리난초입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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