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이 거 하고,저 거 하고 무슨 차이예요?" "아~예, 바코드가 달라요" "아니~어떻게 다르냐고요?" "이건 1만3500원짜리 바코드가 붙었고,저 건  1만500원짜리 바코드라 붙었어요" "그래서, 어떤 차이가 있는데요" "2000원이 비싼 바코드가 붙었다니까요~허! 참~ " 일요일 아침 김치꺼리를 사러 대형 마트에 간 아내가 새우젓 코너에서 판매원과 엉뚱한 문답을 주고 받습니다. 요인즉, 아내는 같은 상표로 진열된 2개 새우젓이 어떤 품질 차이로 인해 가격이 다른지 묻어보는데 반해, 판매원은 본질적인 차이를 설명하지 않고, 바코드가 다르니 가격이 다르다는데 왜 말귀를 못알아 듣느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옆에서 지켜보자니,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본령은 알려고 하지 않고 드러난 외형만 보고 살아가는 우리들 자신의 현재 모습이 반추되더군요. 맞는 말이지요. 이 물건과 저 물건의 차이는 바코드의 차이일뿐. 분명 맞는 말이지요.허~ 참...그렇다면 식물의 차이도 바코드의 차이일까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기생꽃과 참기생꽃이 다르다는데, 아무리 자료를 찾아봐도 정밀하게 들여다 봐도 저 자신 납득하기 어렵고 남에게 글로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크기가 기생꽃은 10cm 안팎, 참기생꽃은 7~25cm이고, 잎 끝이 기생꽃은 둥근데 반해 참기생꽃은 뽀족하다고 하나 키 10cm 안팎과 7~25cm가 과연 분별력이 있는 차이일지, 둥굴다와 뾰족하다는 판단 또한 객관성이 담보되는 설명일지 의문입니다. 그렇지만 자생지가 설악산과 태백산인 경우 참기생꽃이라는 자생지 위주의 판별 기준을 받아들여 참기생꽃으로 올립니다.

황진이가 울고갈만큼 빰치게 예쁜 참기생꽃. 우리네 옛 기생과는 이미지가 다른 흰꽃인데 왜 기생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했는데, 일본에도 같은 꽃이 있으며  얼굴을 하얗게 분칠한 일본의 기생을 본따서 기생꽃이라 명명했다는 설명이 있어 소개합니다.찌는 듯한 여름의 초입, 엄청나게 땀을 흘리고 만난 참기생꽃, 혼을 빼앗길만한 자태이지만 얼굴 들이대고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를 저만치 떨어져 상상만 했던 옛 시인의 정취처럼 햇살 조명을 받은 '참기생꽃'을 한걸음 물러나 조망합니다. 그래야 격에 맞는 듯 싶습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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