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九尾狐),
꼬리가 아홉개인 여우가 사람으로 변신해서 여러 악행을 부린다는 이야기가 아마도 우리의 문화 속에 녹아있는
여우에 대한 대표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둔갑술을 부리고 사람을 현혹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왜 여우에게 붙었는지 정확한 논거는 알 수 없습니다.
얼마전 즐겨찾는 '목원의 배낭사진'(http://blog.daum.net/boopan37413)
이라는 블로그를 방문해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 사진을 보고 "이제까지 못 만나본 야생화입니다"라고 댓글을 올리며 만나고 싶다는 
염원을 밝혔는데 불과 십여일만에 그 중 하나인 여우주머니를 정말 우연히 상봉했습니다.
그것도 43년째 찾아가는 산소에서 때늦은 성묘를 하던 중에 말입니다.
거의 매해 추석 명절 등에 빠짐없이 성묘를 다녔건만 보지 못했던 여우주머니가 만나고 싶다고 말을 한 지 십여일만에 눈앞에 나타나다니, 그야말로 '여우의 조화인가'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보시다시피 열매인 '여우주머니'가 가로로 나란히 달리기도 하지만,
세로로 하늘을 향한채 달리기도 해 사진이 가로 세로가 바뀐게 아닌가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찌됐던 여우주머니와 여우구슬은 둘 다 대극과의 한해살이풀이지만, 
여우주머니는 전국의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데 반해 
여우구슬은 충남 이남에서 주로 자란다고 합니다. 
여우주머니를 만난 경기도 산소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여우구슬을 만나지 못한 게 당연하다는 뜻이지요.      
둘 다 꽃이 지고난 뒤 맺는 열매가 앙증맞게 줄지어 달리는데,
여우주머니의 열매는 열매자루가 있는 반면, 빨간색의 여우구슬 열매는 자루 없이 줄기에 달라붙어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가요,
실상은 전에는 여우주머니를 보고도, 여우주머니라는 풀꽃인줄 몰랐던 것이겠지요...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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