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은 활짝 피었을까?
지난 봄 담아 두었던 끈끈이주걱 사진을 살피다 번뜻 떠오른 생각입니다.
꽃망울이 벼이삭 달리듯 다닥다닥 늘어선 모습에
"와~꽃이 피면 그 광경이 장관이겠구나" 잔뜩 기대하고 먼 길 다시 찾아갔건만,
한두송이 제대로 핀 모습을 보기도 쉽지 않아 아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는 뜻이겠지요.
5월중순 꽃봉오리가 맺히는 걸 보고,
근 한달만에 다시 찾아갔지만 겨우 서너송이 피어 있는 걸 보는데 그쳤습니다.
그것도 해가 한복판에 올라오는 낮 12시쯤이 되어서야 겨우 꽃잎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해서 8월까지 꽃을 피우니 개화기간이 꽤나 긴 셈입니다.
다닥다닥 붙은 꽃봉오리들이 한꺼번에 열린 모습을 보러 다시 또 가려는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너무 먼 거리여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습지식물이자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은 그렇게 귀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네 뒤동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바닥에 붙어 나는 주걱모양의 잎에서 벌레잡이에 쓰는 끈끈이 점액이 나오고,
잎 가장자리엔 난 붉은 색의 안테나형 샘털이 벌레 잡는 촉수 역할을 합니다.
같은 끈끈이귀개과의 끈끈이귀개와는 거의 흡사하게 생겼는데,
큰 차이로 줄기 중간중간에 잎이 있으면 끈끈이귀개,
바닥쪽에만 잎이 있고, 줄기에는 오직 꽃망울만 달리면 끈끈이주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