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히 지나쳤던 지난 봄이 얼마나 찬란한 날들이었는지, 새삼 알게해주는 등심붓꽃입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아련했던 봄날,
수채화를 그리듯 풀밭 사이에서 영롱하게 피어나던 등심붓꽃입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로 일본, 대만에도 분포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선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잡초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바닥에 엎드려야 겨우 꽃이 보일 정도로 자잘하기에
눈여겨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잔디 깎는 손길에 무참하게 베어나가기 십상이지만,
가만 들여다보는 이들에겐 보석처럼 예쁜 꽃입니다.

"30년전
    -1959년 겨울
                                          서정춘

어리고,배고픈 자식이 고향을 떴다

ㅡ 아가,애비 말 잊지 마라
가서 배불리 먹고 사는 곳
그곳이 고향이란다"

이국 땅에 뿌리내린 귀화식물이란 도감의 설명에  
얼마전 보았던 시,
지하철 삼각지역의 스크린벽에 새겨진 시 <30년전-1959년 겨울>이 생각납니다.
이왕 온 거 부디 정붙이고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atom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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