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목한천(落木寒天) 찬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리어 은 세계 되고 보면
월백 설백 천지백(月白 雪白 天地白)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전날 오후 함박눈이 펄펄 휘날렸음을 기억하고 있던 차에
근사한 글귀까지 접하니 현장을 확인하고 싶은 유혹을 차마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연천의 한 블로거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연강나룻길.
경기도 연천의 군남댐과 중면사무소 사이 조성된 7.7 km의 길.
'연강'은 임진강의 옛 이름으로,
연강나룻길은 임진강의 유장한 물길과 첩첩 연봉이 어우러진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휴전선 아래 첫 탐방로라고 합니다.
그곳은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날 내린 눈이 어느새 온데간데없고,
텅 빈 산비탈과 앙상한 겨울나무만이 처음 찾은 방문객을 맞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벌거벗은 듯 앙상하게 서 있는 겨울나무 한 그루가 천하의 일품이었습니다.
심하게 과장하자면 마치 세한도의 소나무와 잣나무 4그루에 비견할 만한 기품을 지녔다고 할까?
결국 '나도 역시 연강나룻길!'이라며 엄지척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