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 붉은 해 걸리고 강변에 앉아서 쉬노라면
낯익은 얼굴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온다.
늘어진 어께마다 괭한 두 눈마다 빨간노을이 물들면
왠지 맘이 설레인다.
강 건너 공장에 굴뚝엔 시커먼 연기가 펴오르고
순이네 뎅그런 굴뚝엔 파란 실오라기 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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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불밝혀라 뱃전에 불밝혀라
저 강 건너 오솔길 따라 우리 순이가 돌아온다.
<김민기의 '강변에서'>
해가 집니다.
은빛 해가 저 멀리 서산 너머로, 그리고 붉게 물든 저수지 아래로 내려앉기 직전입니다.
저 멀리 어둠이 깔리는 둑길 따라 우리 순이가 정녕 돌아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