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직접 겪은 가장 큰 눈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기억을 더듬어보니 국민학교 다니던 때 촌에서 몇 날 며칠 눈이 내리는 것을 본 듯도 싶고,
30년 전쯤 미 동부에 잠시 머물 때 2층 침실에서 밤새 내리는 눈이 과연 교통표지판 높이 쌓일까?
맥주를 마시며 내내 지켜봤던 적도 있습니다.
봄의 문턱 우연한 강릉행으로 이름 높은 오죽헌 매화를 처음으로 만나는 운이 있다고 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니 가는 전날과 가는 날 수십 년 만에 큰 눈이 쏟아져
<제설작업으로 '휴관'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나붙었습니다.
해서 율곡매(栗谷梅)는 못 보았지만,
흰 눈에 축 늘어진 낙락장송(落落長松)의 실체를 본 것만도 그에 못지않은 행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