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초 강원도에서 감격적인 첫 해후를 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한달여만에 전혀 예기지 않은 곳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시기에 털개불알꽃을 다시 만나는 꽃복(?)을 누렸습니다.
거듭된 호사에 마음이 들떴던 백두산행을 자랑하는 것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암튼 백두산에 가면 여기서는 귀하다는 털개불알꽃을 비롯해
여러 색의 개불알꽃들을 손쉽게 볼 것이란 말은 들었지만
여름에 접어드는 시기인지라,
그리고 불행히도 현지 가이드가 '꽃이라고는 개나리 진달래 밖에 모른다'는 '꽃맹'인지라
큰 기대 않고 2000m 이상 고원 숲길을 그저 걸었습니다.
헌데 삼대가 복을 지었는지, 소 뒷걸음에 쥐잡듯 갑자기 눈앞에 털개불알꽃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한달여전 강원도서 봤던 털개불알란의 '샴쌍둥이'를 만난 듯 했습니다.
털복주머니란,노란작란화,애기작란화,소낭란,표란,노랑자낭화 등으로 불리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줄기부터 잎,꽃잎에 이르기까지 온몸에 솜털같은 털이 나 있어 털개불알란으로 불립니다.
특히 꽃에는 자주색 반점이 있는데,그 얼룩 무늬가 꽃마다 달라 화려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광릉요강꽃, 나도풍란, 만년콩, 섬개야광나무, 암매, 죽백란, 털복주머니란, 풍란, 한란 등 모두 9개 종이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보호관리되고 있습니다.
주로 높은 산 냉한 곳에 자라는데 아마 지난달 본 강원도의 자생지가 털개불알꽃의 남방한계선,
이번에 만난 백두산이 북방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