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양귀비 노랑만병초 담자리꽃 좀참꽃 등과 함께 백두산 최정상 부근 초원지대를 호령하는 당당한 숙은꽃장포입니다.
솔직히 백두산을 오르기 전 존재조차 몰랐었습지다. 산정에서 조각 잠을 자고 해가 뜨기 전 고산화원을 산보하다가 곳곳에서 고개를 곧추 들고 이슬에 젖은 숙은꽃장포를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만났습니다.
백두산에서의 꽃 사진 담기란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르는 식입니다.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에 더 좋은 모델을 찾는,더 좋은 상황을 찾는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담자'입니다.
언제 공안이 다가와 제지할 지 알 수 없으니 '인증샷' 수준의 사진을 남발합니다.
숙은처녀치마 숙은노루오줌 등 '숙은'이란 접두어가 붙는 꽃들이 대개 그렇듯 숙은꽃장포 역시 해발2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니 꽃이나 열매가 고개를 숙인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실제 현지에서 본 숙은꽃장포는 꽃장포보다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꽃대가 더 튼실하고, 꽃은 작은 횃불 모양으로 뭉쳐 있는게 아무리 강한 바람이 휘몰아쳐도 이겨낼 것으로 보였습니다.
맨 아래 사진은 장백폭포 밑 바위에 붙어 있는 숙은꽃장포로,같은 시기인데도 이미 꽃은 지고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쪽에도 깊은 산에 드물게 자생한다고 합니다.
숙은돌창포라고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