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5월의 여왕이라면
봄 숲의 여왕은 아마도 얼레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날렵한 몸매,화려한 비상의 자세,고고한 자태 등의 찬사가 결코
지나치지 않은 꽃입니다.
누구나 한번 보면 매혹적인 모습에 빠져들기 마련인,
그러나 너무 흔하지도,너무 귀하지도 않은
그런 꽃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겨울이 지나면 봄은 오고
봄이 오면 어김없이 꽃은 피어납니다.
우리 꽃 작지만 영롱하게 피어납니다.
발 아래를 살피지 않는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등산화에 밟히고,
어리석은 자들의 욕심에 남획 당하기도 하지만,
어김없이 꽃을 피웁니다.
찾아주고,봐주는 이 아무도 없어도
하늘의 뜻을 따라 ,자연의 순리대로 꽃을 피웁니다.
"머언 산 청운사/낡은 기외집//산은 자하산/봄눈 녹으면//
느릅나무/속잎 피어나는 열두구비를//
청노루/맑은 눈에//도는/구름" 박목월 시인의 유명한 시 '청노루'의 전문입니다
노루귀,특히 보랏빛이 감도는 청노루귀를 만났을 때
박목월 시인이 그린 상상속의 청노루가 바로 이 꽃이 아닐까 엉뚱한 생각을 했습니다.
청노루귀의 몽환적 남색을 보노라면
깊고 깊은 산중의 투박한 자연에서
어찌 이리 고운 색이 나올 수 있을까 감탄하고 감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