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리.
2020년 여름의 초입 이곳 저곳에서 참 많은 참나리를 만났고,
참나리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여름은 역시 '나리꽃의 계절'입니다.
참나리.
2020년 여름의 초입 이곳 저곳에서 참 많은 참나리를 만났고,
참나리의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여름은 역시 '나리꽃의 계절'입니다.
<(http://bravo.etoday.co.kr(브라보 마이라이프) 2020년 6월 25일>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라는 요즘 개나 고양이와 실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도시이든 시골이든 집마다 병아리를 앞뜰에 놓아 키우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병아리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대명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때문인지 병아리풀이니 병아리꽃나무, 병아리다리, 병아리방동사니, 병아리난초 등처럼 이름에 ‘병아리’란 단어가 들어가는 식물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6월에 피기 시작해 여름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7월에 만개하는 병아리난초가 오늘의 주인공 야생화입니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전국에 분포한다”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설명대로 제주도와 울릉도 등 섬 지역은 물론 경기·강원도 등 중부 지역까지 전국 어디서나 자라고 있습니다. 귀하디귀한 광릉요강꽃이나 복주머니란처럼 아주 제한된 자생지에서 드물게 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가 즐겨 찾는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서울 시내의 이름난 산에서도 만날 수 있어, 눈 밝은 이들은 간혹 예기치 않은 조우의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서식 환경 또한 반 그늘진 계곡의 바위는 물론, 높은 산 능선의 절벽 위 또는 바닷가 모래밭 등 아무리 열악해도 손바닥만 한 이끼와 몇 가닥 뿌리를 내릴 틈만 있으면 족합니다. 다시 말해 원예종 난초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세라, 비 오면 뿌리가 썩을세라, 가뭄 들면 말라 죽을세라 애지중지하지 않아도 해마다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전형적인 야생 난초입니다. 일부러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작은 관심과 정성만 쏟으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접근의 용이성은 더할 나위 없는 장점입니다.
‘병아리’란 이름 앞머리에서 상상되듯 키도 작고 체구도 가냘픕니다. 낱낱의 병아리난초는 너비 1~2cm, 길이 3~8cm의 타원형 이파리 한 장을 땅바닥에 깔고, 그 위로 높이 8~20cm의 꽃대를 올립니다. 6~7월 쇠젓가락보다 가는 꽃대 윗부분에 작게는 서너 개에서 많게는 20개 이상의 자잘한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층층이 달리는데, 꽃은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차례차례 핍니다. 1~4cm 꽃차례에 4~8㎜ 정도 크기의 자잘한 꽃을 촘촘히 달고 오뚝 선 모습은 첫눈에 귀엽고 깜찍한 게 ‘병아리난초’란 이름이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럼에도 딱히 꽃이나 잎 또는 전초 등의 어떤 특정한 형태가 병아리와 닮았다는 것인지는 아리송합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던 명칭이거나 우리 학자들이 새로 지은 식물명이라기보다는, 일본명 ‘히나(병아리)란(蘭)’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꽃 색은 옅은 홍자색인데, 간혹 흰색으로 피는 개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같은 병아리난초 속 식물로 구름병아리난초와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가 고산지대에서 드물게 자생합니다.
Where is it?
전국에 자생한다. ‘바위난초’라는 이명에서 알 수 있듯 주로 계곡이나 능선의 습한 바위 위에서 자란다. 야생화 동호인들이 최고로 꼽았던 자생지는 경남 김해의 불모산 중턱. 7월 초 되풀이되는 태풍과 장맛비를 이겨내고 수백 촉씩 꽃 피우던 병아리난초 군락은 그러나 불법 도채(盜採)로 몇 해 전 거의 파괴됐다. 서울 관악산과 인천 무의도 바닷가, 충북 괴산의 이만봉도 병아리난초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자생지다. 특히 이만봉은 등산로 바위 절벽마다 자랄 만큼 병아리난초가 흔하다.
손바닥난초.
난초과 주름제비난속의 여러해살이풀.
한라산과 백두산, 즉 고산 습지에 드물게 자생하는 난초입니다.
백두산 천지 아래 왕지 가는 길가에서 막 피어나는 걸 만났습니다..
'손뿌리난초'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뿌리의 일부분이 손바닥처럼 굵어진다고 하는데,
맨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큰하늘나리.
백합과 백합속의 여러해살이풀.
7월 초 운봉의 한 습지에서 만난 큰하늘나리입니다.
개화한 지 오래된 탓인지 꽃잎이 활짝 벌어지는 게
서울 인근의 꽃과 미세하게 다른 듯 같은 큰하늘나리입니다.
7월 장맛비가 내리면,
한탄강에 꽃장포가 피어
천하의 절경은 비경(秘境)이 됩니다.
바람꽃.
미나리아재비과 바람곷속의 여러해살이풀.
'바람꽃의 종결자' 바람꽃입니다.
한여름 설악의 정상에서 눈처럼 피어나는 꽃,
꼭 만 2년 전인 2018년 7월 25일 만난 바람꽃입니다.
큰바늘꽃.
바늘꽃과 바늘꽃속의 여러해살이풀.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핀 '2020년 7월의 큰바늘꽃',
7월이 가기 전 다시 한번 추억합니다.
말나리.
백합과 백합속의 여러해살이풀.
'여름꽃 나리'의 다섯 번째는 말나리입니다.
털중나리, 참나리, 중나리 등과는 빙 둘러 나는 잎에서 단박에 차이가 나는 말나리입니다.
하늘말나리는 잎이 돋는 모습은 같지만, 꽃이 하늘을 보고 핍니다.
원추리.
백합과 원추리속의 여러해살이풀.
같은 시기 같은 바닷가 같은 바위틈에서 같은 백합과 식물인 참나리와 함께 피는 원추리입니다.
참나리가 워낙 풍성하고 강렬하게 붉게 타오르니,
다소 의기소침한 듯 보이지만
그 역시 삼원색의 하나인 노란색 꽃을 하늘을 향해 치켜들고 일당백의 기세를 뽐냅니다.
참나리.
참 풍성하게 피었습니다.,
참으로 멋진 곳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참 볕이 좋았습니다.
참으로 하늘도 맑고 바다도 파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