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오이풀
장미과 오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
만난 지 오래되어 궁금하던 차에,
진홍의 꽃 색이 채 바래지 않은 꽃들이 남아 있어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철 지난 바닷가'뿐 아니라 '철 지난 산정'에도 낭만이 늘 가득한가 봅니다.
산오이풀
장미과 오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
만난 지 오래되어 궁금하던 차에,
진홍의 꽃 색이 채 바래지 않은 꽃들이 남아 있어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철 지난 바닷가'뿐 아니라 '철 지난 산정'에도 낭만이 늘 가득한가 봅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꽃향유>
<좀향유(?)>
꽃향유
꿀풀과 향유속의 한해살이풀.
"한국, 만주에 분포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남부, 중부 산야에 자생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좀향유
꿀풀과 향유속의 한해살이풀.
"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표고 1,500m) 지역에서 자란다.
높이가 2-5cm정도로 자란다.
향유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극히 작은 것이 다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노고단 정상 주변에서 꽃향유의 짙은 향을 쫒다가 바닥에 가득한 조무래기 꽃들을 보았습니다.
난생처음 겪는 '추석 폭염'으로 꽃향유가 채 자라지 못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지만,
아무래도 종이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추론을 접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국생종 설명에 따르면 좀향유는 한라산에 서식하는 것처럼 돼 있으니,
뭐라 단정할 수가 없네요.
좀향유를 직접 본 적이 없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맨 아래 2장의 사진에 나오는 것이 좀향유가 아니면 무엇일까 싶네요.
구절초
국화과 구절초속의 여러해살이풀.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 것 같던 폭염이 하루 아침에 물러났습니다.
'구절초꽃 피면 가을 온다.'는 말이 과연 허언이 아님을 실감합니다.
폭염주의보, 폭염경보가 내리는 9월 중순의 날씨이기에
차마 가을이란 단어를 쓰기가 저어됩니다 .
해서 억새가 피고 구절초, 갯쑥부쟁이, 꽃향유 등의 가을꽃이 핌에도 불구하고
'노고단의 가을'이라 못하고 '노고단의 9월'이라 올립니다.
<2020년 9월 하순>
공단풀
아욱과 공단풀속의 한해살이풀.
가을이면 불현듯 떠오르는 풀꽃 중 하나가 공단풀입니다.
특히 한가위 명절을 전후한 즈음 근사한 야생화라기 보다는 잡초에 가까운 공단풀이 문득 생각나는 건,
집(열대 아메리카, 북아메리카) 떠나온 외래식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한 주역이었던 '공단'에 대한 기억이 고향 잃은 동병상련의 상념을 자극하기 때문일까?
그 시절 학교가 아닌 공단에서 돈벌이했던 고단했던 이들에 대한 생생한 기억.
전에 언급했듯 나훈아의 '고향역'도 비슷한 맥락에서 비슷한 생각을 부릅니다.
강 건너 오솔길 따라 돌아오는 우리 순이, 그리고 공장의 불빛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지요.
어찌 됐든 외래식물이되 왠지 낯설지 않은 공단풀입니다.
<2020년 9월 하순>
물매화
범의귀과 물매화속의 여러해살이풀.
강원도 높은 산,
그 아름다운 계곡에 머지않아 물매화가 단아하게 피어나겠지요.
개곽향
꼴풀과 곽향속의 여러해살이풀.
곽향, 덩굴곽향, 섬곽향 등 국내에서 자라는 4개 곽향속 식물의 하나.
산은 높고 들은 넓고, 식물의 수는 참으로 다양하고 많습니다.
이질풀
쥐손이풀과 쥐손이풀속의 여러해살이풀.
"꽃은 8-9월에 피며 지름 1~1.5cm로서 연한 홍색, 홍자색 또는 백색이고
화경에서 2개의 꽃자루가 갈라져 각 1개의 꽃이 달린다.
꽃자루와 꽃받침에 짧은 털과 더불어 퍼진 긴 샘털이 있으며
씨방에 털이 있고 암술머리는 길이 2mm정도이다.
(줄기) 옆으로 비스듬히 또는 기어가면서 길이 50cm정도 뻗으며
위로 퍼진 털이 있고 곳곳에 마디가 있다. "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논객닷컴(http://www.nongaek.com) 2024-8-27>
폭염을 즐기는 ‘물의 요정(妖精)’, 각시수련!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 학명은 Nymphaea tetragona var. minima (Nakai) W.T.Lee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
고요한 호수에 잠자는 듯 피어있는 각시수련. “물에 뛰어들어 더위를 날려 보내라.”고 유혹하는 듯 초유의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백의 꽃잎을 활짝 열고 있다.@사진 김인철
초유의 폭염이라고 합니다. 가장 긴 더위라고도 합니다. 27일째 이어진 열대야는 118년 기상 관측 사상 최장 기록이었다고도 합니다. 그야말로 본때를 보여준 여름 더위입니다. 이런 복더위에 먼저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역발상을 고집하며 산을 올라 멸종위기종인 나도승마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슬며시 어깃장 놓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름엔 물이 최고지. 물놀이하며 더위를 제대로 날려야지.” 외면할 수 없는 요구에 물속으로 뛰어드는 정공법을 택합니다. 그리곤 ‘물의 요정(妖精)’ 각시수련을 만납니다.
사진 김인철
땡볕 아래 저 멀리 청초하게 핀 작은 꽃송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만 세찬 바람이 불어도, 잠시 소나기만 쏟아져도 잠길 듯 아슬아슬 물 위에 떠 있는 각시수련입니다. “산바람과 계곡물이 시원하다지만, 뭔가 부족하지 않으냐며 어서 물로 들어오라.”고 유혹합니다.
연꽃이나 다른 수련 종류에 비해 꽃도 작고 잎도 작아 애기수련이라고도 불리는 각시수련. 끝이 뾰족한 타원형 꽃받침 4개에 꽃잎은 8장 안팎이며 노란색 수술이 많다. @사진 김인철
하늘을 덮을 듯 큼지막한 연꽃잎에 비해, 지름 5cm 안팎의 꽃도 작고 잎도 작아서 애기수련으로도 불리는 각시수련은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희귀 특산식물입니다. 처음 발견된 곳은 못 가본 지 반백 년도 넘어 이름도 낯선 황해도 장산곶, 몽금포라는 데, 이 때문에 여러 도감은 지금도 황해도 장산곶, 또는 황해도 몽금포를 대표적인 자생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자생지로는 강원도 고성의 오래된 작은 연못이 거의 유일합니다. 고성과 장산곶 아래 남쪽에서는 더 이상의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은 전형적인 북방계 수생식물인 셈입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멸종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아 환경부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진 김인철
오래전 처음 각시수련을 만났을 때의 상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할까요. 물어물어 겨우 알게 된 자생지 연못에 달려갔는데, 도통 한 송이도 보이질 않습니다. 아무리 작다지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는 아닐 텐데, 장소를 잘못 찾았나, 벌써 철이 지났나… 하면서 서성대다 문득 지인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보통 점심 먹고 찾아가서 만났다. 아침나절에 가면 물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아예 볼 수 없다. 낮 1시는 넘어야 얼굴을 볼 수 있을 게다.” 장황하게 설명을 들었지만, ‘그래도…’ 하는 생각에다 한낮의 찜통더위를 피할 겸 한두 시간 일찍 가도 만날 수 있겠거니 했는데 오산이었던 겁니다. 어쩔 도리 없이 1시간 반 넘게 주변을 맴도는데 일순 연못 여기저기에서 자잘한 꽃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텅 비었던 수면 위로 무엇인가 올라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확하게 낮 1시 15분부터 시작된 각시수련의 깜짝 등장을 지켜보면서, 학명 중 속명 님파이아(nymphaea)가 그리스 신화 속 ‘요정(妖精)’ 님프(nymph)에서 따온 것이라더니 과연 물의 요정이라 이를 만하다고 끄덕였습니다.
각시수련이 피어있는 강원도 고성의 한 오래된 연못의 전경. 10년 전(사진)과 2년 전(아래 사진) 주변 경관의 차이에서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인 각시수련이 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사진 김인철
사진 김인철
뿌리를 물 밑 땅속에 고정한 채 말발굽 모양의 타원형 잎만 수면에 띄우고 사는 부엽식물(浮葉植物)로, 여름에 피는 꽃이 밤이면 잠을 자듯 꽃잎을 접고 물속으로 내려간다고 해서 수련(睡蓮)이라 불립니다. 이름 앞에 아내 또는 새색시를 뜻하는 ‘각시’가 붙었으니 작고 연약한 여성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지만, 실제의 모습은 큰 연못의 주인인 양 당당합니다. 앞에서 설명했듯, 대낮이면 꽃잎을 열었다가 저녁이면 접고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음날 다시 올라오기를 3~4회 반복한 뒤 열매를 맺고 아예 물밑으로 가라앉으면, 또다시 새로운 꽃이 피는 식으로 개화 기간이 6월에서 9월 초순까지 서너 달가량 길게 이어집니다.
출처 : 논객닷컴(http://www.nonga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