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구름을 뚫고 하늘 높이 날아가 보기 전,
구름은 그 자체로 외경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인간이 손쉽게 다가갈 수 없는, 멀고먼 별천지의 세계를 의미하는 '구름'이 이름앞에 붙었다는 건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희귀한 식물이라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름범의귀,역시 백두산에서도 가장 높은 천지 주변 화산석 사이사이에 피어있었습니다.
두메양귀비니 노랑만병초니 하는 백두산 고산식물 가운데서도 가장 척박한 돌밭에,가장 높은 지대에 뿌리 내리고 사는 종이 바로 구름범의귀였습니다.
구름범의귀는 참바위취 바위떡풀 등과 마찬가지로 범의귀과 범의귀속의 식물인데,
한자로는 호이초,즉 호랑이의 귀를 닮은 풀이라는 뜻인데 
뾰족한 5장의 꽃잎 모양이 호랑이의 귀를 닮았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봅니다만...
암튼 하루에도 열두번씩 비바람과 구름,햇살이 오락가락하던 7월초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를 담으랴, 일출을 잡으랴, 접사를 하랴, 백두평원을 배경으로 광각사진을 잡으랴 
분주했던 날
다양한 표정으로 담은 구름범의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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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메양귀비 노랑만병초 담자리꽃 좀참꽃 등과 함께 백두산 최정상 부근 초원지대를 호령하는 당당한 숙은꽃장포입니다.
솔직히 백두산을 오르기 전 존재조차 몰랐었습지다. 산정에서 조각 잠을 자고 해가 뜨기 전 고산화원을 산보하다가 곳곳에서 고개를 곧추 들고 이슬에 젖은 숙은꽃장포를 마음의 준비도 없이 만났습니다.
백두산에서의 꽃 사진 담기란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대로 셔터를 누르는 식입니다.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에 더 좋은 모델을 찾는,더 좋은 상황을 찾는 선택의 여지없이 '무조건 담자'입니다.
언제 공안이 다가와 제지할 지 알 수 없으니 '인증샷' 수준의 사진을 남발합니다.
숙은처녀치마 숙은노루오줌 등 '숙은'이란 접두어가 붙는 꽃들이 대개 그렇듯 숙은꽃장포 역시 해발2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서식하니 꽃이나 열매가 고개를 숙인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실제 현지에서 본 숙은꽃장포는 꽃장포보다 오히려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꽃대가 더 튼실하고, 꽃은 작은 횃불 모양으로 뭉쳐 있는게 아무리 강한 바람이 휘몰아쳐도 이겨낼 것으로  보였습니다.
맨 아래 사진은 장백폭포 밑 바위에 붙어 있는 숙은꽃장포로,같은 시기인데도 이미 꽃은 지고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남쪽에도 깊은 산에 드물게 자생한다고 합니다.
숙은돌창포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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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 날개하늘나리입니다.환경부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는 말은 희귀하기는 하지만, 분명 국내에도 자생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아직 국내에서 자생하는 날개하늘나리는 만나지 못하고,멀리 백두산에 가서 첫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처음 본 날개하늘나리는 꽃의 크기가 참나리만큼 크고 탐스럽고 색도 붉었습니다.
나리꽃들이 모두 그렇듯 키가 크기에 백두산 정상 키 작은 풀밭에서는 자라지 못하고 바로 아래 고산화원 지대에  붓꽃이나 금매화 바이칼꿩의다리 등 엇비슷한 크기의 꽃들과 어깨를 나란이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정상부는 아니더라도 해발 2000m에 가까운 고산지대에 자생하다보니,거센 비바람에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탓인지 키가 껑충한 국내의 뭇 나리꽃들과 달리 다른 식물들 위로 고개를 내밀지 않더군요.
꽃이 하늘을,태양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하늘나리'와 같으나, 세번째 사진에서 보듯 줄기를 따라 양편으로 돌려난 잎이 마치 새의 날개처럼 길게 늘어져 있다고 해서 '날개하늘나리'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백두산에서도 워낙 통제가 심한 터라  지정된 통로를 벗어나지 못한 채 멀리멀리서만 꽃을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여름은 나리꽃의 계절입니다.
국내서나 백두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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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어울리는 꽃, 린네풀입니다.
분명 실물은 처음 보았는데,마치 잘 알던 사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던 꽃입니다. 
처음 봤다는 건 휴전선 이남 남쪽 땅에선 자라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말이지요.
백두산 정도되는 고산지대, 그 중에서도 습하고 냉한 지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학명은 Linnaea borealis이고 영어이름으로는 Northern Twinflower입니다.
먼저 영어이름은 두번째 사진에서 보듯 꽃대 하나에 작은 종 모양의 꽃 2개가 쌍둥이처럼 좌우로 매달려 있는데서 비롯됐습니다.
학명 중 린네(Linnae)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Linné, Carl von 1707~1778)를 뜻한다고 합니다.
생물 분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린네가 학명에 쓰인 연유에 대해서는
전 세계에 1종 1속 밖에 없는 이 식물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바로 린네였고, 
세계 식물학 발전에 지대한 업적을 남긴 그를 기리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글로는 린네'풀'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인동과의 늘푸른 덩굴성 관목,즉 나무입니다.
솔직히 처음 보았을 때 "아! 국내에선 못보던 꽃이네.맞아 바로 린네풀이네" 정도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카메라를 통해 속살을 들여다보면서 환상적인 진홍색에 넋을 잃었습니다.
그리곤 참으로 작은 꽃의 속을 카메라에 담겠다고 한참이나 씨름을 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역시 작은 것은 아름답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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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정상 부근에 피는 대표적인 여름꽃 중 하나인 가솔송입니다.
피부 미인의 하얀 살결을 닮은 듯한 자작나무 숲이 시야에서 사라지면서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질 무렵 
백두산 고산 평원에는 양탄자가 깔리듯 고산식물들이 형형색색의 꽃들을 펼쳐놓습니다.
두메양귀비 노랑만병초 담자리꽃 좀참꽃 돌꽃 괭이눈 구름범위귀 나도개미자리 개감체...
그 중에서도 선홍색 항아리 형태의 꽃 모양이 귀엽기 이를 데 없는 가솔송이 무수한 꽃송이를 레드 카펫 깔듯 눈 앞에 펼쳐놓습니다.
저 멀리 능선을 타고 오르는 한여름 태양의 햇살을 받은 채 아침 이슬을 머금은 가솔송 꽃들의 진홍색 반짝거림이란...  
잎이 솔잎을 닮아 가솔송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짐작되는 가솔송은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 등 함경북도 고산지대에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는 전형적인 북방계 식물입니다.
진달래과의 늘푸른 작은 좀나무(상록소관목)로 매송(梅松), 송모취(松毛翠)라고도 불립니다.
꽃은 항아리 형태에 뾰족한 입 모양까지 가만 살펴보면 잘 구워진 매병(梅甁)의 '미니어처'을 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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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초 강원도에서 감격적인 첫 해후를 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는데
한달여만에 전혀 예기지 않은 곳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시기에 털개불알꽃을 다시 만나는 꽃복(?)을 누렸습니다.
거듭된 호사에 마음이 들떴던 백두산행을 자랑하는 것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암튼 백두산에 가면 여기서는 귀하다는 털개불알꽃을 비롯해 
여러 색의 개불알꽃들을 손쉽게 볼 것이란 말은 들었지만
여름에 접어드는 시기인지라,
그리고 불행히도 현지 가이드가 '꽃이라고는 개나리 진달래 밖에 모른다'는 '꽃맹'인지라 
큰 기대 않고 2000m 이상 고원 숲길을 그저 걸었습니다.
헌데 삼대가 복을 지었는지, 소 뒷걸음에 쥐잡듯 갑자기 눈앞에 털개불알꽃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한달여전 강원도서 봤던 털개불알란의 '샴쌍둥이'를 만난 듯 했습니다.
털복주머니란,노란작란화,애기작란화,소낭란,표란,노랑자낭화 등으로 불리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줄기부터 잎,꽃잎에 이르기까지 온몸에 솜털같은 털이 나 있어 털개불알란으로 불립니다.
특히 꽃에는 자주색 반점이 있는데,그 얼룩 무늬가 꽃마다 달라 화려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광릉요강꽃, 나도풍란, 만년콩, 섬개야광나무, 암매, 죽백란, 털복주머니란, 풍란, 한란 등 모두 9개 종이 현재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보호관리되고 있습니다.   
주로 높은 산 냉한 곳에 자라는데 아마 지난달 본 강원도의 자생지가 털개불알꽃의 남방한계선,
이번에 만난 백두산이 북방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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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을 대표하는 꽃 두메양귀비입니다.
모처럼 활짝 벗겨진 푸른 하늘과 연노랑 꽃잎이 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황홀경을 연춣합니다.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고향과도 같은 곳, 백두산을 다녀왔습니다.
가서 많은 꽃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두메양귀비 담자리꽃나무 좀참꽃나무 금매화 가솔송 구름범의귀 비로용담 호범꼬리 바이칼꿩의다리 두메자운 노랑만병초 기생꽃 털복주머니란 왜지치 구름송이풀 산꼬리풀 자주꽃방망이 화살곰취 석창포 날개하늘나리 개감채 박새 손바닥난초 개불알꽃  린네풀 등등.
이제 하나씩 보따리를 풀겠습니다.  
양귀비과의 여러해살이 유독성 식물인 두메양귀비는 '두메'는 흔히 말하는 두메산골의 두메에서 따온 접두어가 맞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골이나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변두리"라는 두메의 사전적 의미를 넘어, 그야말로 심심산천에 피는 꽃, 백두산 정도는 되는 오지나 높은 산에 피는 꽃들에 붙은 단어입니다. 두메양지꽃 두매애기풀 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우리 동네 공원에서 본꽃과 닮았네" 누군가 두메양귀비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동네 화단에 심어진 꽃양귀비가 두메양귀비를 닮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섭한 말씀 마세요.원조 양귀비 더러 '꽃양귀비'를 닮았다고 하면 듣는 두메양귀비 섭섭하지요" 하지만 꽃양귀비와 달리 정말 '아편'의 원료가 되는 유독성 식물이 바로 두메양귀비입니다. 백두산 천지 주변 해발 2000m 이상의 초지 곳곳에 노란 애기이불을 깐 듯 무더기무더기로 피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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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겨울입니다.
그 옛날 높은 산 인적이 드문 암자에 주지승과 동자승이 살았답니다.
어느 겨울날 주지승이 탁발하러 여염에 내려갔다가 그만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제때 암자로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동자승은 천애고아였던 자신을 돌보던 주지스님이 이제나 오시려나 저제나 오시려나 하며,
한데 나와 기다리다가 그만 얼어죽고 말았답니다. 
이듬해 봄 동자승이 죽은 자리에서 붉은 색 꽃이 피어났는데,
그것이 바로 동자꽃이라 합니다.
애잔한 사연을 지닌 동자꽃이 우리나라에는 세종류가 있습니다.
꽃잎이 동그란 그냥 동자꽃,꽃잎이 제비꼬리마냥 날렵한 제비동자꽃,
그리고 둥근 꽃잎 사이사이 날렵한 삐침이 있는 털동자꽃입니다.
그냥 동자꽃은 전국 어느 산에서나 볼수 있지만 제비동자꽃이나 털동자꽃은 깊고 높은 산에서나 
볼수 있답니다.
헌데 백두산 장백폭포 오르는 길가에선 쉽게 털동자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다양한 형태의 투구꽃입니다.진돌쩌귀니 그늘돌쩌귀, 선돌쩌귀, 세잎돌쩌귀,
싹눈바꽃, 개싹눈바꽃 등 이름 만큼이나 꽃 모양,잎모양 등도 조금씩 달라 
구별하기가 수월치 않은데 마침 2007년 2월 국가표준식물목록이 정비되면서  
모두가 투구꽃으로 통일됐습니다.
해서 모두를 자신있게 투구꽃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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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는 해발 1800m 이상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고산식물 200여종을 비롯해,
총 15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답니다.특히 6~7월 키 작은 관목들마저 없는 고산지대는 
온갖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청상화원으로 변해 찾는 이들의 혼을 홀딱 빼았을 만큼  환상적이라
합니다.이에 따라 몇년전부터 백두산 야생화지대만을 탐방하는 관광상품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야생화탐방이 아니라, 단지 천지에 오르는 하루짜리 일정으로는 백두산의
야생화에 접근하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하답니다.
 2년전 저의 백두산 관광도 차타고 지나는 주마간산격 여행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백두산에서부터 개마고원 묘향산 칠보산 금강산까지 북한의 산천을 두루 돌아보며
때묻지않은 꽃들을 카메라에 담을 날을 고대하고 또 고대해봅니다.
위로부터 오랑캐장구채, 바위구절초, 금방망이, 산톱풀,분홍바늘꽃, 두메양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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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센미소'
1800년대 프랑스 심리학자 듀센이 관찰한 미소,
도저히 인위적으로는 지을 수 없는 자연스런 미소를 지칭합니다.
미국 럿거스 대학의 해빌랜드 교수가 남녀 150명에게 
꽃, 양초, 과일 중 하나가 든 상자를  보내는 실험을 실시했답니다
실험대상자의 절반에게 꽃을 배달한 결과 꽃을 받은 사람은
모두가 '빰 근육이 당겨 올라가면서 눈은 가늘어지고 눈꼬리에 주름이 잡히는' 듀센미소를 지었습니다.
반면 과일바구니를 받은 이는 90%가,양조를 받은 이는 77%만이 듀센미소를 지었다고 합니다.
오늘(11월24일)로 야생화산책 블로그를 개설한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기사를 쓰는 취재기자가 택도 없는 솜씨로 '그 어렵다'는 야생화 사진을 내놓겠다는 게 
참으로 가당치 않은 모험이었으나,
험한 세상에 밝은 미소 하나 보태겠다는 심정으로 지난 1년을 끌어왔습니다.
그리고 1년을 맞아 
뭔가 다른 게 없을까 고심하던 차에 
컴퓨터 파일속에 잠자던 백두산 꽃들을 생각해냈습니다.
재작년 여름(2007년 9월 6일) 중국 현지의 유기농 콩재배 현황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나섰다가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길에 번개불에 콩 구워 먹듯 찍은 몇장의 사진입니다.
단거리 육상선수마냥 앞서 달려가서 숨도 고르지 못한 채 찍고
또 일행을 따라가고 하면서 만난 민족의 성산 백두산의 야생화입니다.
악조건상 사진은 볼품없지만, 꽃만은 역시 백두산이 아니면 볼수 없는 명품들이었습니다.
위로부터 백두산의 야생화를 대표하는 두메양귀비와 장백폭포,
다음 2장은 바위솔,4번째는 역시 백두산에서만 피는 큰오이풀, 
마지막 투구꽃처럼 생긴 꽃은 백두산과 평북 및 함북 이북에 서식하는 가는돌쩌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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